2020 연말정산
January 18, 2021
2020년 돌아보기
조금 늦었지만, 2020년을 돌아봤다. 회사 일과 건강 등 여러 이슈가 겹쳐 행복한 연말연시를 보내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2020년을 돌아보는 시간은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회사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2020년 잘한 일 3가지와 못한 일 3가지, 즉 Best 3와 Worst 3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Worst 3부터 말하면 가족관계, 건강, 투자가 문제였다.
- 가족관계
제일 가깝고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내 멘탈을 으깨는 것 같다.
사실 Worst 1인 가족관계와 Worst 2였던 건강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집에 와도 편히 쉬질 못하고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니 밥을 잘 안 챙겨먹게 되었다. 밥을 잘 안챙겨먹으니 수면리듬도 깨졌다. 수면리듬이 깨지니 회사 업무도 더 힘들어졌었다. 악순환의 반복. 여러모로 안좋은 연쇄작용의 시발점 역할을 했던 것이 가족들과의 불화였던 것 같다.
다행히도 모종의 계기로 냉전은 종료되었으나 올해를 되돌아보면 ‘조금 더 유연하게 생각하고 한번 더 이해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든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버텨야하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가족들과 좀 행복하고 원만하게 잘 지내보자.
- 건강
간 수치가 매우 높았고, 연말에는 많이 좋아졌으나 현재는 또 다시 올랐다. 스트레스, 불규착한 식습관 / 수면리듬 등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동료 러닝맨들의 제안으로 진행했던 매일 팔굽혀펴기 덕을 좀 봤었는데 연말 연초 회사 일로 정신이 없다보니 요새는 팔굽혀펴기도 못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시점부터 다시 챌린지 시작한다.
Worst 1의 문제가 좀 사라지니 그래도 마음이 편하다. 집에 와서 아무 어려움 없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요즘이다. 건강을 얼른 원 상태로 회복하도록 하자.
- 투자
4~8월에 걸친 5개월의 기간 동안 투자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투자에는 항상 겸손해야 했는데, 두세번의 실수로 인해 아주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는게 참 아쉽다.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이후 글에서 적었던 원칙들은 잘 지키고 있고 자랑할만큼은 안 되자만 소소한 수익을 내고 있다. 투자에서 겸손과 냉철을 잊지 말자.
2020년 Best 3는 일기, 회사, 그리고 러닝맨이다.
- 일기
일기를 결국 366개 썼다. 뭐 빼먹은 날도 있고 밀려쓴 날도 있지만 그래도 뭔가 꾸준히 했다는 것이 잔잔하게, 하지만 아주 묵직하게 내 멘탈에 들어앉았다. 이거 아니었으면 슬럼프를 이겨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말 작년에 한 제일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보완할 것은 일기를 쓰고 리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매일 일기를 썼으니 올해에는 일기를 쓰기만 하지말고 더 자주 리뷰를 하고 피드백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1월 일기 리뷰를 해야겠다.
- 회사
회사에 들어오길 잘 했다. 팀 선배들도 멋지고 배우는 것도 많다. 특히 가까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멋진 사람들이다. 완벽하진 않아도 똑똑하고 착한 분들이다. 한참 슬럼프가 심할 때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힐링을 했으니 말 다했지 뭐. 코로나 때문에 성과급이 없는게 아쉽긴 하지만, 회사(실적)는 점점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이제 2년차인데 빨리 1명 분의 몫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런 생각 때문에 가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회사에 들어와서 열심히 일한 건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요새 연초 시작이라 바빠서 업무 로드가 빡세다. 근데 오히려 열심히 일하고나면 난 왜 기분이 더 좋을까… 참 이상하단 말이야… 올해엔 좀 더 즐거운, 좀 더 열심히 하는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러닝맨
2주마다 하는 회고 피드백이 참 좋았다. 특히 내가 못 보는 부분을 봐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여러모로 에너지와 인사이트를 얻어갔다. 내 문제를 객관적으로 봐주는 러닝맨 동료들에게 매우 감사하다.
다만 11월 이후 페이스를 좀 놓쳐서 아쉽다. 내년에는 꼭 끝까지 꾸준하게 잘 달려봐야지.
Hello, 2021!
작년의 나는 가족관계 / 건강 / 투자가 아쉬웠고, 일기 / 회사 / 러닝맨을 잘 했다.
2020년을 보내면서 디테일에 조금 더 강해졌다. 연차가 (어찌됐든) 쌓였다. 올해 겪은 문제를 다시 겪어도 조금 덜 힘들 수 있는 멘탈이 생겼다.
그에 반해 거대한 욕심은 아직도 그대로고 안정감과 좋은 습관들은 부족하다. 작년에 겪은 기복이 올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 좀 조용한데 가서 혼자 생각을 많이 해보고 싶다.
연초를 조용히 보낸 탓인지 뭔가 2021년에 대한 욕심은 작년보다 덜 생긴다. 아, 하지만 올해엔 작년 목표 중에 시도조차 못한 운전면허를 꼭 따야겠다.
회사 로드가 빡세서 신년 목표와 계획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아직 음력 설이 있으니까 그때까지 정리해내고 싶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나의 지인이 있다면 나에게 신년 목표와 관련된 영감을 주면 아주 감사할 것 같다. 난 올해 뭘 하면, 혹은 어떤 것에 집중하면 좋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요새 사람은 잘 안만나니 감사 인사는 기프티콘으로!
올해는 작년 하반기에 꺼진 성장 엔진이 다시 켜지기만 하면 좋겠다. 특히 9월 이후엔 뭐가 느는게 없어서 참 불안했던 것 같다. 고속 성장은 바라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2021, 조금만 나아지자. 조금만 더 잘해보자.